저는 2023.3.6 부터 2023.5.12까지 총 10주간 네비게이션을 제작하는 팀에서 QE 테스터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했습니다. 펄어비스 최종 전환 탈락 후 뭐라도 하자 싶어서 가볍게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진로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업무를 선택했던 탓에 아주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했던 직무에 대해서는 일을 어느 정도 숙지한 후 작성했던 https://develop-jen.tistory.com/16 이 글에 적어 두었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경험했던 것들 중 특별했던 것들을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QE 아르바이트 3주차 후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계기 겨울 인턴 활동이 종료되고 나는 백수가 되었다. 갑자기 무직이 되자 정기적인 수입이 사라졌다는 불안감이 스몄다. 급하게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는 싫었다. 그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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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ira 티켓 관리 경험, JQL
으뜸으로 유익하다고 생각한 경험은 많은 SW 개발사에서 사용하는 이슈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Jira는 유료 프로그램이라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신입 개발자가 해보기 어려운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Jira에서는 마치 SQL문처럼 티켓을 분류할 수 있는 JQL이라는 별도의 데이터베이스 언어를 사용합니다. 저는 티켓을 분류하기 위해 JQL문을 구성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JQL 필터로 우리 팀의 업무 티켓을 필터링한 후, 정보를 모아 업무 현황을 시각화할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해 팀의 업무 진척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간접 체험
중학생 때부터 게임 개발 하나만 파던 제게, 네비게이션 기기에 들어갈 임베디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신세계였습니다. 개발자분들께서는 직접 만든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가 점점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신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기분일까요, 마치 흰 도화지에 멋진 그림을 그려나가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나중에 콘솔 게임기를 개발한다던가 하는 일이 생기면 저도 이런 일을 경험해 보겠지 싶습니다. 문득 학창 시절에 배운 '펌웨어'라는 단어가 떠올라 이런 프로그램을 펌웨어라고 하는 건가 싶었지만, 개발자분들께서는 펌웨어는 더 아랫단의 소프트웨어라고 하셨습니다. 찾아 본 결과, 펌웨어는 이런 것을 의미했습니다.
펌웨어
특정 하드웨어 장치가 동작하도록 하는, 하드웨어에 포함된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라기에 장치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완전 소프트웨어라기보다는 하드웨어에 가까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역시 개발은 이론만 배워서는 지식을 100% 습득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3. 원청업체 PM, 협력업체 QA와의 협업 경험
그리고 굉장히 신기했던 경험은, 원청업체를 두고 협업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회사는원청업체이던 L사와 이름을 알 수 없는 QA 협력업체와 아주 긴밀하게 협업했는데, 그 구조가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없는지 QA 업체에서 테스트해 주고, 해당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우리가 다시 해결한 후 QA팀에서 개선사항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개발사인 우리 팀과 QA팀은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않았습니다. 늘 원청업체의 PM께서 각 팀의 의견을 조율해 주셨습니다. 마치 엄청나게 모듈화된 디자인패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구조는 '협업 전문가'를 중간에 두어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협업의 속도를 늦추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마감 기한에 가까워졌을 때 문제가 생겼던 적도 있는데, 바로 소통했다면 해결할 수 있었을 일을 연락이 늦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마감 기한을 늦춰야 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협업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다, 팀원 간 갈등이 자주 발생한다면 이런 구조로 협업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SW 테스트 경험
저는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취업을 준비하며 SW 테스트 자동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SW 테스터를 해본 경험은 견문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테스트 방식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직접 불편을 느껴 보았기에 다른 환경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티켓을 여러 개로 나누어야만 모든 문제를 빠뜨리지 않고 고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QE 테스터라는 직무를 경험해본 결과, 저는 테스터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껴졌습니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찾아내는 일은 너무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찾아낸 실수로 인해 팀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분들을 보는 것에 곤욕을 느꼈습니다 :( 원청업체에서 QA팀을 분리한 이유가 어쩌면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5. 사회생활 경험
솔직히 아직 사회생활이 뭐가 어려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너무 아쉽습니다. 어려움이 있어야 나를 땜질하여 더 나아질 수 있을텐데, 후회도 없고 피드백도 없으니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아르바이트일 뿐이니 눈치 보지 말고 내 성격대로 한 번 생활해 보자 싶었기에 저는 가식 없이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모든 사생활을 오픈했으며, 재미있는 농담이 떠오르면 참지 않았고, 업무와 관련없는 궁금한 것을 마구마구 질문하기도 했고,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 집중하기 어려울 때면 헤드셋을 착용하는 MZ스러운 면모를 보이는가 하면 업무가 없을 때에는 회사 컴퓨터로 이력서를 대 놓고 작성했습니다 ... 오히려 회사 분들은 저를 흥미로워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취업을 준비하는 새파랗게 어린 아르바이트생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용납해 주시는 것 같다고 느낀 후 부터는 실험(?)을 중단하고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무리.
10주간의 아르바이트를 마친다니, 그동안 동고동락한 팀원분들과 헤어질 생각에 마음이 울적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약소한 마음을 담아 딸기청을 담갔습니다. 회사 주변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던 디저트 몇 개와 함께 담아 전달 드렸는데, 다들 기쁘게 받아주셔서 행복했습니다.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술블로그라고 해 놓고 어째 감정적인 것들로만 가득해지는 것 같습니다.ㅎㅎ 저도 취업을 하고 직장에 다니게 되면 여러 가지 포스트를 작성할 수 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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